지난 3일, 공수처의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이 불발되었다. 그들의 표현으로는 ‘중지’되었다고 했다. 실상은 대통령 경호처의 무도한 저지로 실패해 버렸다. 전 세계에 중계된 이 장면 하나로 우리나라는 후진국이 되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범죄자라도 경호원들만 빵빵하면 체포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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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
중남미의 어느 나라에서 마약 카르텔 두목이 스스로 교도소를 지은 후에 거기서 안락한 징역생활을 한다는 소식에 혀를 찼던 기억이 새롭다. 그와 비슷한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벌어졌다. 법원에서 체포의 필요성을 인정한 내란 수괴 혐의자가 세금으로 만든 집에서 멀쩡하게 버티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물론 대통령이다. 어떤 경우에도 국민 뒤에 숨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사람이다. 그러면 영장 집행절차에 응해야 한다. 법과 원칙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사람이다. 그러면 법과 원칙이 살아있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이 사건의 법과 원칙은 설명할 필요도 없이 군사변란을 획책한 대통령을 체포하는 것이다. 그것이 수사기관의 입장이고, 법원의 입장이다. 수사기관에서는 소환에 응하지 않기 때문에 강제수사를 하겠다는 것이고, 법원에서도 강제수사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그러면 두발로 기어 나오는 것이 법이고 원칙이다. 구질구질하게 경호원들 뒤에 숨을 일이 아니란 말이다.
공수처의 준비부족도 통박하지 않을 수 없다. 경호원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진 않았을 것이다. 그들의 돌발행동도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그보다 압도적인 인력으로 나서야 되는 게 옳지 않은가? 경호원의 수보다 현격하게 작은 인원을 데리고 대통령을 체포하겠다고 나선 이유를 묻고 싶다.
경찰특공대를 앞세우고 가도 모자랄 판에 영장만 달랑 들고 가면 체포에 응할 것이라고 생각했단 말인가? 그가 탄핵되었다고는 하나 아직은 현직 대통령이다. 직무만 정지된 상태다. 그를 경호하는 무장 인력이 몰려 있는데도 별다른 준비 없이 나섰다면, 이건 철부지들의 술래놀이와 다를 게 없다.
윤석렬의 비루한 행태는 제쳐두자. 그러더라도 경호처의 탈법경호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대통령의 신변보호 책임기관이기에 난처한 입장이라는 건 안다. 그러나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킬 대통령은 국민의 존경을 받는 대통령이다. 범죄혐의를 받고 있는 자를 결사옹위 하는 게 본분이 아니란 말이다.
또 초짜 검사만도 못한 공수처장의 태도 역시 두고두고 시빗거리가 될 것이다. 충돌의 우려 때문에 돌아왔다면 무엇 때문에 경찰로부터 사건을 이첩 받겠다고 수선을 피웠는지 모르겠다. 이번에는 헬기도 띄우고 특공대도 투입해서 문을 부수고라도 끌고 나와야 한다. 그게 공수처장이 마땅하게 할 일이다.
손정임 기자 sjo54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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