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47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당선가능성이 엇비슷하게 조사되었지만, 결과는 트럼프의 압승으로 드러났다. 트럼프의 당선을 두고 평가가 다양하다. 국가시스템이 그래도 잘 갖추어진 나라이기 때문에 요란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있다. 반면에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시절에 보여줬던 ‘예측 불가능한 행태’가 훨씬 고약해질 것이라는 우려와 걱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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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
미국의 대통령이 누가 되었는지에 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잔기침소리에도 독감으로 엎어져야 하는 세계의 안쓰러운 형편 때문이다.
트럼프는 ‘미국 제일주의’를 선거운동기간 내내 강조했다. 미국의 이익을 무엇보다도 앞세우겠다는 이야기다. 그가 내세운 공약들을 보면 마치 미개한 나라의 독재자가 지껄이는 선동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지금까지 관행으로 여겨지던 일들을 아예 끊어버리겠다는 것도 많다. 불법이민자를 추방하고, 국가장벽을 다시 세우겠다는 말과 함께 세계보건기구를 탈퇴하겠다는 등의 질척한 공약도 내걸었다. 안전사회를 만든답시고 각종의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가족제도를 보수적인 방향으로 확 돌려놓겠다고 공언했다. 심지어는 특정인들에게 정치적 보복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막말을 늘어놓기도 했다.
물론 기업가들이나 중산층에 해당하는 국민들이 듣기에는 달콤한 약속도 적지 않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감세다. 세금을 줄여준다는 이야기다. 기업들에게는 법인세를 대폭 낮춰준다고 했다. 기존의 법인세율이 35%이던 것을 15%로 내려서 기업들의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고용이 늘어나고 경제성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소득세 부과체계를 간소화하고 면세의 기준선도 크게 높이겠다고 했다. 세금을 낮춰서 중산층의 소득을 실질적으로 상향시키겠다는 것이다. 대규모 토목공사를 시작하겠다는 약속도 내놓았다. 정권이 역동성을 보여주기에는 토목공사가 최고이기 때문이다.
염려되는 일은 그의 무역과 외교정책이다. 요약하면, 미국에서 물건을 팔려는 기업은 미국으로 들어와서 상품을 만들라는 것이고, 자기 나라는 자기들이 지키든지 돈으로 때우라는 것이다. 더 이상 다른 나라를 위해서 돈을 들이기도 싫고 돈을 잃기도 싫다는 말이다. 트럼프의 당선 때문에 여러 나라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만, 가장 큰 낭패가 우크라이나와 대한민국이다.
그러더라도 미국 국민이 선택한 사람을 내려오라고 할 수는 없다. 대안은, 그가 잡다한 일을 너절하게 벌이더라도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준비가 두 나라는 아주 부실하다. 이제부터라도 단단하게 준비할 일이다.
손정임 기자 sjo54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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