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춘석 화가 25회 개인전 ‘가회 <佳會>’

환상이나 착각, 드러나서 보이는 것과 가리어져 숨은 것, 노춘석 작가의 아이덴티티와 예술세계를 다른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는‘가회 <佳會>’가 마련됐다.

노춘석 화가의 25회 개인전 ‘가회 <佳會>’가 서울 인사아트프라자 갤러리에서 3월 29일부터 4월 4일까지 열린다.

나의 그림들은 지금 세상의 요란하고 덧없는 측면을 조명하고 있다. 눈, 즉 페이스 북이나, 트위터 등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덧없는 이미지들을 화면에 정착시킨 것이다. 그래서 일부러 얇게 그려진 것들이 많다. 번잡하고 요란한 세상사, 인간사의 이야기가 만화경이나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가변적이고 덧없는 것들에 노출돼 쉽게 매료가 되고 집착하며 목매달고 심지어는 목숨까지 걸기도 한다. 무지개 같고 신기루 같은 것에 온몸과 마음을 던져 마치 유령에 홀린 것처럼 무모해지기도 한다. 환각이나 환상을, 신기루나 무지개를 실상으로 착각하고 거기에 온 생애를 소모하고 마는 어리석음을 범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환상이나 착각, 신기루나 무지개를 제거해버리고 남는 실상은 또 얼마나 무미건조하고 재미없는 세상이겠는가. 나는 환상이나 착각도 사실은 인생의 중요한 한 요소이자 한 측면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우리가 삭막하고 팍팍한 현실을 잠시라도 잊고 꿈과 용기와 희망을 불어 넣어주는 에너지원으로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 있다. 결국, 전체는 실상과 허상의 한 덩어리인데 우리가 보는 것은 한 덩어리의 어느 한 측면일 뿐인 것이다.

나는 이러한 세상사의 양면성이나 전체성에 주목하고 그 실상과 허상을 관객들과 함께 각성하고 공유하고픈 생각에 일련의 작업들을 펼쳐 보이고 있다. 일단은 표면적인 요란함을 끌어와서 제시하고 그다음으로는 그 이면의 눈에 보이지 않는 침묵이나 영원성을 일깨워 줌으로써 눈에 보이는 요란함이나 덧없음이 전부가 아니라, 그 이면에 잠재되어 있는 ‘적멸의 세계’를 동시에 감지하는 전체적인 시각 내지는 통찰력을 일깨워주고 싶은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사물이나 현상의 어느 한 측면에만 시선과 의식이 고정되어 편견에 사로잡히는 일 없이, 다시 말해서 어느 한 측면에 끄달려서 집착하거나 절망하거나 그로 인해 고통 받는 일이 없는 ’평정심‘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창구역할을 하고 싶은 것이다. 이것이 나의 이번 인물연작시리즈 작품의 주된 테마이자 의도이며 던지는 메시지이다.

25회 개인전 ‘가회 <佳會>’를 여는 노춘석 작가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이같이 밝히며 관람객들에게 “문명의 이기가 제공한 편리와 풍요는 권력과 금력에 심한 쏠림을 가져왔다. 덧없는 가치가 영속의 가치를 매몰시키고 주인 행세를 하고 있으니 주역의 천지비(天地否) 괘 ‘내소인이외군자(內小人而外君子)’의 시대와 다름 아니다”라고 하며 “나의 작품세계는 이러한 시대상을 고발하고 비판하는 형태의 회화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대한 기록으로 읽히기를 바란다“라고 전시회의 의미를 밝혔다.

노춘석 작가는 경남 함안 출생으로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홍익대 동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학업을 마친 후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창작에 매진하여 24회의 개인전과 40여 회의 국내외 단체전, 그룹전, 공모전에 출품하며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노춘석 작가는 국립창원대 예술대와 부천 산업디자인 강사를 역임했으며 홍대 미대와 창원대 미대 강사를 역임하며 후학 양성에도 꾸준히 힘쓰고 있다.

현재 노작가는 여주에 거주하고 있으며 한국 미술협회와 강화 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여창훈 기자 cambroadca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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