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이 끝났다. 이재명 대통령 시대가 열렸다. 어렵게 성장한 가난뱅이 소년이 오만가지 어려움을 이겨내고 대통령이 되었다. 축하할 일이다. 여러 난제들이 쌓여있지만 시원하게 풀어나갈 것으로 본다. 그가 성남시장이나 경기도지사 시절에 보여준 것처럼 쉬운 일부터 빠르게 풀어가고, 옳고 그름이 분명한 일은 옳은 방향으로 담대하게 밀고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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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
이번 21대 선거가 이재명이라는 인물을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선거이긴 했지만, 아쉽고 꼴 사나운 풍경도 더러 있었다. 자신의 득표율을 높이려는 선거운동이 아니고 다른 후보의 득표율을 깎아내리는 저열한 선거운동이 횡행했다. 온갖 추태와 악담들이 선거운동의 태반을 차지했다.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동네 이장 선거만도 못했다. 추태와 꼴불견은 선거운동의 방식에만 머물지 않았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가장 언짢았던 꼴불견은 바로 방송토론이었다. 도대체 그런 따위의 토론을 세 차례나 할 이유가 있었는지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정도였다. 정책에 관한 토론은 간 데 없고, 오로지 특정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에만 매달리는 수준이하의 토론이었다. 토론이라는 말이 무색한 지경이었다. 어쩔 수 없이 지켜보긴 했지만, ‘전파낭비와 시간낭비’라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았다.
더구나 특정 후보를 거의 린치에 가까운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어로 몰아세우는 장면도 한심했다. 토론의 주제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내용들이었다. 어떻게 민생안정의 경로를 찾아갈 것인지, 엉킨 실타래 같은 국민통합의 문제는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를 묻고 따져야 하는데 전혀 엉뚱한 이야기만 늘어놓는 토론회였다. 이런 토론회라면 아예 없애버리는 게 낫다.
이번 대선과정에서 느닷없이 등장했다가 갑자기 사라진 한덕수의 행태도 대단한 꼴불견이었다. 그는 여러 정부에서 고위공직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라고 볼 수 있겠으나, 이런 이력이 오히려 자기정체성이 불분명한 사람임을 자인하는 증거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아무튼 이런 사람이 대통령 권한대행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서 대통령에 출마하겠다고 했다.
그랬으면 합당한 방법과 정당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한 밤중에 입당했다가 또 그 밤중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다. 제일 웃긴 풍경은 광주 5.18민주묘지에 갔다가 참배를 저지당하자 양손을 입에 모으고 ‘저도 호남 사람입니다’라고 외친 꼬락서니다. 그게 그의 수준이었다. 그의 황당한 등장과 생뚱맞은 퇴장은 국힘당과 한덕수의 수준을 스스로 자복하는 모양새였다.
이번 대선에서 빠질 수 없는 꼴불견이 또 있다. 이낙연이다. 그의 쓸개 빠진 처신은 국민들의 눈과 귀를 더럽힌 사건으로 남았다. 그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말이 많았다. 세세하게 확인하진 못했지만, ‘기레기 정신에 충실한 사람’이라는 게 중평이었다. 좋게 말하면 기회주의자라는 뜻이고, 안 좋게 말하면 겉만 멀쩡하고 속은 문드러진 사람이라는 뜻이다.
특히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후보경선과정에서 상대후보를 잔인하게 짓밟으려던 인물이다. 그러고도 사과 한마디 없다. 하긴 애당초 동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던 인물이기에 내란방조세력의 품속으로 자연스럽게 기어들어갈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사람 사는 모양이 다양할 수 있다. 아무리 그러더라도 이낙연 같은 황당무계한 처신은 없어야 한다. 양복을 걸쳤다고 다 사람인 건 아니다.
손정임 기자 sjo54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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