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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교 / CAM방송.뉴스대표 |
어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들의 마지막 공식 3차 TV토론은 기대와 우려 속에 시작되었지만,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깊은 실망과 수치를 안긴 정치의 민낯을 드러냈다. 국정을 책임지겠다는 이들이 펼쳐야 할 비전과 정책 경쟁은 실종되고, 고성과 인신공격, 무례한 태도가 화면을 지배했다. 이는 단순한 토론의 실패가 아니라,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전 국민 앞에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었다.
특히 이00 후보는 상대의 발언을 거칠게 가로막고, 질문을 회피하거나 왜곡된 정보를 반복하면서 토론장을 사실상 ‘막말의 장’으로 전락시켰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여성을 대상화한 부적절한 젓가락 발언은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고, 공적 발언의 품격과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해당 발언은 단순한 실언이나 유머가 아니라, 여성에 대한 비하와 성인지 감수성의 부재를 그대로 드러낸 참담한 사례였다. 이런 수준의 언어가 대통령 후보 토론에서 공공연히 오간다는 사실에 많은 국민들은 충격과 자괴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중립적 사회자의 통제도 무력할 만큼, 대선이라는 국가적 중대사조차 정쟁과 몰상식의 무대로 치닫게 만든 책임은 무겁다. 이런 상황에서 유권자들이 정치 자체에 냉소를 품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무리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사람, 이재명 후보는 비교적 침착하고 일관된 태도로 정책과 국정 철학을 설명했다. 상대의 거친 공격에도 흔들림 없이 근거와 논리로 대응하며 국민을 향한 메시지를 끝까지 잃지 않았다. 토론의 본령이 정책과 비전 경쟁에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준 유일한 후보였다. 이번 토론은 이재명 후보의 설득력과 안정감이 돋보인 자리였고, 혼탁한 분위기 속에서도 유권자에게 가장 신뢰를 준 후보로 부각됐다.
대선은 한 사람의 권력을 정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의 삶을 바꾸는 방향을 설정하는 민주주의의 축제다. 그 토론장이 이토록 천박하고, 비루하며, 국민을 외면한 싸움판으로 전락한 현실 앞에 정치권 전체가 부끄러워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국민은 후보들의 공약보다 먼저 ‘정치인의 자질’을 묻고 있다. 그리고 그 질문에 응답하지 못하는 자는, 국민의 선택을 받을 자격이 없다.
김문교 대표기자 cambroadca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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