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어쩌면 인간에 대한 가장 게으른 판단일지 모른다. 우리는 종종 과거의 한 장면, 한 실수, 한 시절의 미성숙한 모습을 현재의 인물 평가에 들이댄다. 그러나 인생은 정적인 정답지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과정이다.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는 건 단지 세월을 보내는 일이 아니라, 매 순간 내면을 다듬고 세계를 다시 해석해 가는 진화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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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교 / CAM방송.뉴스대표 |
어릴 적 우리는 종종 '저 아이는 왜 저럴까' 하고 수군대던 친구들이 있었다. 사회성이 부족하거나, 학습이 느리거나, 감정 조절에 서툴렀던 이들 말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삶이 그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시험을 주었을 때, 어떤 이들은 놀랍도록 성숙한 사람으로 거듭났다. 배려 깊고 책임감 있는 어른, 혹은 공동체를 이끄는 지도자로 성장한 사례들을 우리는 수없이 봐왔다.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과거의 기록만으로 한 사람을 평가하려 한다. 과거에 무언가 부족했거나 실수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지금의 자질과 내일의 가능성까지도 폄하하는 것이다. 이는 인간에 대한 신뢰를 포기한 사고이며, 사회를 정지된 시점으로 고정시키는 태도다.
진정한 판단은 변화의 궤적을 함께 살피는 데서 비롯된다. 누군가가 얼마나 멀리, 얼마나 치열하게 성장해왔는가를 보아야 한다. 성장은 곧 의지의 증명이고, 변화는 책임감의 표현이다. 어릴 적 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가 수많은 실패와 깨달음을 거쳐 큰 인물로 우뚝 서는 일은, 기적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의 자연스러운 본성이다.
우리는 이제 사람을, 특히 지도자를 평가할 때 과거의 일기장을 펴드는 대신, 그가 걸어온 길 위의 발자국들을 읽어야 한다. 얼마나 진심으로 성장했는가, 지금 이 순간 어떤 철학과 태도로 세상을 마주하고 있는가. 그 미래의 가능성 앞에서, 우리는 과거의 오류를 들이밀기보단 변화의 힘에 응답해야 한다.
김문교 대표기자 cambroadca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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