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실로 어이가 없다. 나라의 헌정질서가 무너지고, 국민이 거리로 나서야 했던 ‘내란의 밤’—윤석열 정권의 퇴장을 불러온 그 날의 주역 중 한 사람이, 이제는 자신이 그 빈자리를 채우겠단다. 이 땅의 정치가 얼마나 민심과 동떨어져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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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교 / CAM방송.뉴스대표 |
한 총리는 윤석열 정권의 최후까지 함께한 인물이다. 공권력을 사유화하고, 언론을 억누르고, 민심을 조롱했던 그 정권의 ‘책임연대’ 안에 있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갑자기 ‘국정 안정’과 ‘책임 있는 리더십’을 말하며 차기 대권주자 흉내를 낸다. 이보다 뻔뻔하고, 이보다 후안무치한 정치적 도발이 또 있을까.
상황에 따라서는 한 총리 역시 '내란의 밤'과 관련해 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이다. 그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구의 지시로 어떻게 움직였는지, 국민은 아직 다 알지 못한다. 검찰의 수사도, 언론의 추적도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이런 와중에 출마 운운하는 그의 행보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일 뿐 아니라 수사와 책임의 흐름을 교란시키려는 계산된 정치적 술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치란 책임지는 자리가 아니라 ‘자기 자리 찾기’라고 믿는 이들이 여전히 권력 주위를 맴돌고 있다. 윤석열 정권이 남긴 폐허 속에서 다시 권력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서려는 자, 그가 한덕수다. 정치는 국민을 향해야 한다. 그러나 한덕수의 대선 출마설은 국민이 아니라 권력을 향한 것이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어떤 말이 진정성을 담고 있고, 어떤 출마가 책임 회피의 도피선인지는 충분히 알아본다. ‘내란의 밤’을 외면한 자가, 그날의 진실을 외면한 자가, 이 나라의 미래를 말할 자격은 없다.
김문교 대표기자 cambroadca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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