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2년 반, 대통령이 파면된 이 시점에서 돌아보면, 그동안의 국정은 하나의 상징으로 요약될 수 있다. 바로 “텅 빈 곳간”이다. 물리적인 재정 상황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국정 운영의 철학도, 정책의 정합성도, 국민 신뢰라는 자산도 텅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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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교 / CAM방송.뉴스대표 |
집권 초기부터 윤 대통령은 “나라 곳간을 지키는 것이 보수 정부의 책무”라고 말해왔다. 그러나 말과는 정반대의 행보가 이어졌다. 법인세 인하, 종부세 완화, 고소득층 감세 등 이른바 ‘부자 감세’ 정책이 밀어붙여졌고, 세수 부족은 곧바로 현실이 되었다. 2023년엔 50조 원이 넘는 세수가 비어버렸고, 이는 기록적인 규모다. 나라살림의 기본 틀이 허물어진 것이다.
그 결과는 무엇이었나. 재정이 부족하니 복지는 줄이고, 공공서비스는 축소됐다. 국방 예산은 정치적 이유로 증가했지만, 정작 국민의 삶을 지탱하는 안전망은 후퇴했다. 나라의 신용도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문제는 단순한 재정 적자가 아니다. 이 정부는 국정을 운영하면서 미래에 대한 투자와 비전은커녕, 현재의 생계조차 외면했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했고, 자영업자는 줄도산에 내몰렸다. 중산층은 무너지고, 지방 경제는 쪼그라들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실은 수천억 원을 들여 관저를 옮기고, 외교 성과 하나 없는 해외 순방에 수백억 예산을 쏟아부었다. 국민 눈에는 기만이었다.
이제 나라의 곳간은 단지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무책임한 손에 의해 탕진된 상태다. 윤 정부는 재정 건전성도 잃고, 정책 방향성도 잃었다. 국민과의 신뢰라는 보이지 않는 ‘곳간’마저도 거덜 나버렸다.
대통령이 탄핵된 지금, 새로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단순한 회계 정리가 아니라, 국가 운영의 철학을 되돌려놓는 일이다. 국민을 위한 곳간, 미래를 위한 곳간을 다시 채워야 한다. 그것이 윤석열 시대의 반면교사가 되어야 한다.
김문교 대표기자 cambroadca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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