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3일, 헌정 질서를 전복하려는 불순한 쿠데타 시도가 국민의 단호한 저항으로 좌절되었다. 국민의 힘으로 지켜낸 민주주의는 값진 승리였지만, 이제 그 승리의 뒤편에서 새로운 위기가 고개를 들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행보가 그 중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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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문교 / CAM방송.뉴스대표 |
헌법은 대통령 유고 시 국무총리가 임시로 권한을 대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국가 운영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위한 장치이지, 정권의 전환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한 총리의 일련의 발언과 결정은 이러한 헌정 질서를 무시하고, 대행이라는 자리를 새로운 권력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시도로 비춰지고 있다.
특히 논란이 된 것은 그의 해외 언론과의 대담이다. 한 총리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통상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그 맥락과도 무관한 '국방비 분담금 협상'을 거론했다. 이는 현재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진행되고 있지 않은 사안이며, 국방·외교 분야에 있어 최고통수권자의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을 독단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대통령 권한대행은 정책의 방향성을 새롭게 설정하는 자리가 아니다. 국제 사회와의 민감한 외교적 발언은 오직 국민의 정당한 선택을 받은 대통령의 권한에 속한다. 그런데 한 총리는 대내외 언론을 상대로 사실상 ‘대통령 행세’를 자처하며 국정의 중심이 되려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월권을 넘어, 헌정 질서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다. 국민은 쿠데타 세력을 몰아냈지만, 그 자리를 새로운 형태의 권위주의가 채우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았다. 헌법은 ‘대행’의 자리를 정했지, ‘대체’하라고 하지 않았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본질은 정치적 절제와 신중한 판단에 있다.
한덕수 총리는 지금이라도 ‘대행’의 본령으로 돌아가야 한다. 국가의 정통성과 방향은 차기 합법적 정권을 통해 결정돼야 하며, 지금 그의 자리는 어디까지나 그때까지의 ‘보호 장치’일 뿐이다. 만약 이를 이용해 외교·안보 정책에 독자적 입장을 계속 내세운다면, 이는 국민이 거부한 ‘12.3 쿠데타’의 연장선으로 규정될 수밖에 없다.
국민은 한 번 깨어난 민주의 힘으로, 다시 한 번 경고한다. 헌법 밖의 권력은 어떤 모습으로든 받아들일 수 없다.
김문교 대표기자 cambroadca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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