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렬의 파면으로 정치판이 급속하게 대선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파면결정 이후, 60일 이내에 선거를 치러야 되기 때문에 걸음들이 바쁠 수밖에 없긴 하다. 이쪽저쪽에서 대선에 얼굴을 내밀어보겠다는 주자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한 쪽은 10여명도 넘는 인물들이 설치다가 8명으로 압축된 모양이다. 다른 쪽도 저울질을 하던 사람들이 있긴 했지만 3명이 경선에 나서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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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
그런데 대선주자가 되고 싶다는 인물이 10여명을 넘겨서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루었던 쪽의 말들이 너무나 허접하다. 꼭 쓰레기통의 날파리들이 앵앵거리는 소리 같다. 대선주자가 되겠다는 사람들의 언변 속에 대한민국의 현재와 장래를 바라보는 비전이라고는 코빼기도 찾아 볼 수가 없다. 기승전결이 오로지 이재명이다. 다른 소리는 곁다리일 뿐이다.
이재명 타도를 외치는 사람들은 자신의 말 속에 이미 대통령이 이재명이라는 전제를 담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야당의 대선예비후보인 이재명을 한 목소리로 심판하자고 외쳐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들의 외마디 주장에는 이재명에 대한 두려움이 짙게 깔려있다. 이재명의 집권이 자신들의 이익추구에 중대한 걸림돌이 될 게 훤히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매일 단말마 같은 비명을 질러대고 있는 것이다.
사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할 일은 간단하다. 자신들의 집권플랜을 내세워서 국민들을 설득하고, 선택을 받으면 된다. 그런데도 그들은 주구장창 이재명만을 붙잡고 늘어진다. 이재명의 집권 이후에 벌어질 일을 그들도 알고 있어서다. 두려움이 없을 수 없다. 더구나 그들은 이재명을 제거하기 위해 발광한 자들과 한통속이지 않은가.
이재명은 압수수색을 수백 번 당하고도 아직 멀쩡하다. 김대중 정부시절 통일부장관을 역임한 인사는 ‘다른 사람이라면 아마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이재명은 악착같이 버텨냈다. 그들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끈질김이다. 심지어 윤석렬의 멘토였다는 한 인사마저도 ‘이재명을 이길 장사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재명을 실용주의자로 옹호하면서 이재명은 공약이나 국가적 현안을 조기에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까지 피력했다.
그래서일까. 국힘의 예비주자들은 날이 갈수록 이재명 때리기에 혈안이다. 그런다고 맷집 좋은 이재명이 흔들릴 것도 아니다. 이재명을 갈구는 것은, 마치 ‘장맛비 홍수 물에 떠내려가면서도 가뭄이 들 징조’라고 우기는 어리석음과 같다. 결국 그들은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일의 최일선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양새다.
윤석렬의 파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요인이 윤석렬의 변호인들이었다는 법조계의 분석이 있다. 말 같지도 않은 소리들을 늘어놓고, 가짜뉴스를 진실인 것처럼 나불거리고, 기본적인 법리마저 외면하는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윤석렬의 변호인들은 무엇이 핵심쟁점인지도 모르고 허둥대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그대로 노출되기도 했다. 그래서 촉이 빠른 국민들은 윤석렬의 파면을 조기에 확신했다는 말도 있다.
이재명의 경우도 국힘주자들 때문에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배가됐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이재명이 당선된다면, 국힘주자들이 두려움 때문에 쏟아내는 악다구니가 가장 큰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들이 소란을 피울수록 국민들은 국힘주자들이 두려워하는 후보의 집권을 학수고대한다. 그래야 향후 5년이라도 다리 뻗고 잘 수 있어서다.
손정임 기자 sjo54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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