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렬이 파면되었다. 일말의 반성도 없이 헛소리만 늘어놓던 그가 대통령에서 쫓겨났다. 나라의 현재와 장래를 위해서 아주 바람직한 결정이다. 헌재의 파면결정에 승복할 수 없다는 의견이 일부 있긴 하다. 쓸데없는 소리다. 헌법재판소는 단심제다. 승복이니 불복이니 따위가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그동안 줄기차게 탄핵반대를 외치던 사람들의 특징이 있었다. 그들은 법률적 근거나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다만 쇳소리만 질러댔다.
 |
| 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
심지어는 윤석렬을 변호하겠다는 이들조차 엉뚱한 논리를 주절거려서 실소를 자아냈다. 명백한 헌법의 위반과 군화발로 국회를 능멸한 폭거가 실시간으로 중계된 사건이다. 법리적으로만 보면 윤석렬의 탄핵은 논의의 여지도 없는 일이다. 다수의 헌법학자들이 기각될 확률을 ‘1%의 가능성도 없다’고 했던 일이다.
그런데 국무총리를 비롯한 여타의 탄핵사건들이 연이어 기각되고 헌법재판관들의 평의가 한없이 늘어지면서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헌법재판관들의 상식적 판단을 기대했던 국민들은 조바심을 가지고 탄핵선고일을 기다려야만 했다. 헌재 주변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라며 ‘8:0 전원일치 인용과 5:3 기각’이 같은 비중으로 나돌기 시작했다. 전원일치 인용은 헌법재판관들의 상식을 믿은 의견이었고, 기각을 예상한 쪽은 헌법재판관들의 성향을 중심으로 추측한 의견이었다.
민주당도 인용을 확신하지 못하고 연일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재판관들의 오판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교황청의 성직자부 장관을 맡고 있는 유흥식 추기경을 비롯해서 평범한 국민들까지 나서서 ‘무얼 그리 꿈지럭거리느냐’는 요지의 성명을 발표할 정도였다. 불안했던 것이다.
불안한 나날이 길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2025년 4월4일의 판결은 더없이 고맙고 반가웠다. 당연한 결정인데도 헌법재판관들이 고마웠다. 또 이 날은 우리 역사에 길이 기억될 날이 되었다. 국민을 경시하는 정치의 종언을 선언한 날이기 때문이다. 탄핵 사건이 기각 되어서 윤석렬이 다시 권좌에 돌아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충분히 예측가능한 일이기에 더욱 그랬다.
박노해 시인은 ‘그가 다시 돌아오면’이라는 제목의 시에서 끔찍한 예언을 내놓기도 했다. 대충만 훑어보아도 살 떨리는 내용들이다. 다치고, 끌려가고, 숨죽인 채 사는 모습들을 그렸다. 이번 판결은 그런 변고를 예방한 판결이고, 한국의 역사에서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준엄한 기준을 제시한 판결이다. 국민의 기대를 배신한 권력의 최후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주목할 것은, 윤석렬은 파면되었지만 잔당들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점이다. 윤석렬의 위헌행위와 불법행위를 적극적으로 옹호한 무리들이 국회와 행정부 그리고 군과 검찰에 뿌리 깊게 박혀있다. 국회에서 건방진 모습으로 일관했던 몇몇 임명직 공직자들도 굳세게 자리를 꿰차고 있다. 그들은 사고방식이 윤석렬 같은 사람들이어서 스스로 물러날 생각을 하지 못한다. 쫓겨날 때까지 악착 같이 자리를 지키려고 할 것이다. 이들을 싸그리 정리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
그러나 서두를 일은 아니다. 일거에 정리하는 방법이 최선이겠으나, 서두르다보면 자충수가 생긴다. 국민들이 총부리를 돌려세워서 마련한 기회다. 잔불까지 확실히 정리한다는 단단한 마음을 가지고, 차근차근 준비해서 마무리하면 된다. 윤석렬의 파면은 장정의 출발점일 뿐이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손정임 기자 sjo5448@naver.com
<저작권자 © CAM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음식문화연구원 & CAM방송, 유튜브 방송물 제작 협약 체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