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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대모‘ 1주년과 기념 강연
손정임 기자 | 승인 2024.06.24 16:24

‘책 읽는 대전 만들기 시민모임’을 만든 지가 벌써 1년이다. 지난 월요일에 조촐한 자축모임을 가졌다. 염홍철 전 대전시장을 초청해서 ‘염홍철과 함께 하는 인문학 산책’이라는 공개강연를 연 것이다. 염홍철 전 시장은 매일 원고지 6장 정도의 글을 자신이 알고 있는 지인들에게 발송한다. 

최주환 (전)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

날마다 글을 쓰는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그 글을 한 사람씩 지목해서 보내기 때문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다. 책을 읽는 양도 대단해서 대전에서 가장 큰 서점의 최상위 구매고객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공개강연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다. 계룡문고 세미나실이 가득 찼고, 반가운 분들도 많이 만났다.

강연의 내용은 ‘우리가 선진국인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했다. 외형적으로만 보면 우리는 선진국이다. 유엔의 무역개발회의(UNCTAD)라는 곳에서 2021년7월에 우리나라를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를 변경한 것이 가장 핵심적인 근거다. 지위변경의 명암이 있겠지만, 실제로 각종의 경제지표들이 선진국임을 증명하기도 한다. 

1인당 국민소득, 교육수준, 기대수명, 사회 인프라 등이 합산된 평가를 보면 193개 국가 중 19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빈부의 격차, 자살률, 노인빈곤률, 저출산, 1인당 독서량, 사회적 신뢰지수 등은 선진국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다. 이 극단을 어찌 극복할 수 있을까?

염홍철 전 시장은 선진국이기도 하고, 선진국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기에는 낯 뜨거운 일도 적지 않은 이 현상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인문학의 부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문학이  ‘인간성의 회복과 인격의 완성’이라는 점도 다양한 사례를 열거하면서 설명했다. 

특별히 물질은 풍부해졌으나 무한경쟁과 극단적인 이기주의로 피폐해진 우리공간을 ‘서로 믿고 살 수 있는 보편적 가치가 공유된 공간’으로 변모시키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스티브 잡스가 핸드폰 개발의 영감을 얻었다는 윌리엄 블레이크의 ‘너의 손바닥 안에 무한을 쥐고, 한순간에 영원을 담아라’라는 싯귀를 인용하기도 했다.

참석한 시민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인문학의 발전을 위한 정책당국의 과제부터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에 관한 물음까지 다양했다. 정책문제에 관해서는 원론적인 답변이 있었고, 삶의 문제에 관해서는 자신이 살아온 경험을 열거하면서 자세하게 답변해 주었다. ‘이면을 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기억에 남는다. 

강연이 끝난 후, 별도로 회원들이 모여서 서로 격려하고 차기 과제도서를 구입했다. 기념품을 나누기도 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지난 1년이 떠올랐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서점을 살리자고 시작한 일이다. 요란한 성과는 없어도 작은 희망을 나눠가진 기간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뿌듯했다.

손정임 기자  sjo54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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