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0년 경제지상주의를 추구하며 인간관계를 파괴하였다. 공동체는 물론 가족까지 파괴하였다. 단지 남은 것이 있다면 국가뿐이다. 그것도 민주공화국이 아닌 민주라는 명분에 맞지 않는 법과 제도, 그리고 관리가 통제하는 관료국가이다.
금융은 기재부, 행정통제는 행안부 등등이 모든 국민이 일보 전진할 때마다 그 족쇄에 얽혀 범죄자 아닌 사람이 없다. 또 그 행정집행방식도 행정과 사업자 중심이니, 법과 제도가 주축인 행정의 틀 안에 들어가지 않으면 바로 사각지대로 떨어져 온전한 삶을 지탱할 수 없다.
법과 제도는 현실을 규제하는 것이며 정치는 현실의 부조리를 바로잡는 것이다. 현실의 부조리, 즉 양극화ㆍ저출산ㆍ수도권 1극은 지금까지의 법과 제도가 산출한 것이니, 정치의 부재라 하겠다.
오늘도 법을 제정하기 위한 노력은 그치지 않고 있다. 실제 조사는 해보지 않았지만, 지구촌에서 대한민국의 국회보다 더 많은 법을 만들고 있는 나라는 아마 없지 않을까. 그런데 어째서 대한민국의 병증은 더해만 갈까.
어느 국가도 흥망은 있다. 망국의 원인은 간단하다. 특권층의 생성으로 국민 개개인의 역동성을 상실할 때 국가는 멸망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80년대를 기점으로 IMF를 겪으면서 급격하게 역동성을 상실하였다. 오늘 청소년은 꿈을 상실하였고 기득권층의 카르텔은 더욱 공고해지는 가운데 정치와 행정은 이를 해결한다고 더욱 분주하며 국회는 더 많은 법을 만들고 있다.
기계도 수명이 있고 인간도 수명이 있으니, 어찌 법과 제도가 수명이 없을 것이며 그 운영방식이 한계가 없겠는가. 성왕이 만든 법도 때가 바뀌면 폐단이 생기는데, 오늘 우리의 행정과 법과 제도의 운영관습이 일제의 잔재이며 개발시대 국가주의 잔재이니 어찌 민주공화국이라는 정체에 맞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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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의원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주최한 ‘주민자치기본법 방향을 찾다’는 공동세미나는 지난해 말 국회에서 통과된 지방자치법에서 빠진 주민자치법안을 단독 발의하기 위한 것이다.
현장에서 주민주도 마을공동체 복원 운동을 하는 필자로서 아쉬운 점이 있다. 사고의 전환이다. 지금 우리는 4차산업혁명이라는 미증유의 변혁의 시대를 마주하고 있다. 그 특징은 엄청난 변혁의 속도며, 대처방안은 자율과 창의이다. 이는 기존의 통제적 국가주도적 법과 제도에 의한 행정패러다임으로는 이 혁명의 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음이 불 보듯 뻔하다.
세미나 중에 나온 ‘주민이 역량이 없다.’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과 충돌이 예상된다.’ 등등의 산업시대의 관료적 발상으로는 주민자치는 성공할 수 없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주민만 괴롭히는 관주도적 주민자치쇼에 불과할 것이다.
그렇게 뛰어난 역량을 지닌 국회와 정부 각 부처와 헌법기관이 자행한 것이 ‘헬조선’이다. 누가 누구보고 역량 운운하는지 기가 막힌다. 수십조의 예산을 쏟아붓고도 출산율은 악화되었으며 어린이집과 보육원을 그렇게 매도해도 개선되지 않았다. 이는 제도와 행정의 한계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그럼에도 지방자치 30년을 맞이하는 해에 기껏 한다는 말이 국민이 무식하다고 하니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한편의 희망이 있다면 최진혁 교수의 미국 민주주의 성공이 ‘마을회의’에 있다는 발언이다. 이 말을 금과옥조로 삼아야 한다. 더욱이 우리 국민은 지구촌에서 가장 똑똑하며 근면ㆍ성실함에랴. 훌륭한 정치는 국민의 역동성을 고무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국민이 자발적으로 한다면 어찌 세계1등국가가 되지 않겠는가. 그리고 법과 제도는 간단명료할수록 좋다. 그것도 행정의 필요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필요와 시대적 요청으로 만드는 것이다. 관리가 앞장서 통제하는 나라는 반드시 멸망한다. 우리 오천년 역사가 바로 그 증거이다. 관리는 그저 국민의 충복으로 명령을 이행하면 끝이다. 지금 선출직 지도자의 시대적 사명은 지금까지 정부의 고위관리들이 해온 행태를 먼저 바로잡는 데 있다.
선출직은 물론이고 고위공직자 역시 국민의 종이다. 종놈이 주인이 아프고 굶주려 생기를 잃었는데 홍남기 부총리 같은 소리를 한다면 그를 둘러싼 카르텔의 일부 구성원을 제외하고 누가 잘한다고 할까. 이를 바로잡지 못하는 선출직의 정치지도자 또한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70년 주인노릇한 것이 행정이다. 이제 그만해라. 그리고 그간 행정이 자행한 결과물을 보면서 반성해라. 지금은 마을공동체 복원이 시대적 사명이다. 그 또한 행정이 나설 것이 아니라, 주민의 자율과 창의에 맡기고 지원체제로 한다고 법에 명문화하면 주민자치는 저절로 이루어질 것이다.
필자는 이 부분은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늘 주장했다. 이로 인하여 관료에 의한 특권층의 야합이 아닌 국민 개개인의 자율과 창의를 바탕으로 한 삶의 역동성을 촉진하여 산업화와 도시화로 파괴된 인간관계와 공동체를 복원하여 인간이 사는 마을, 인간다움이 꽃피는 마을이야말로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줄 대한민국이며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이다.
구 시대의 허물을 벗지 못하면 새로운 시대를 창조하지 못한다. 4차산업의 성공은 거대한 공장도 아니며 법과 제도, 관리와 정치지도자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천만 국민이 만드는 것이다. 이를 명심하고 실천하는 자가 바로 오천만이 염원하는 새 시대의 지도자다. 그 지도자는 오천만 국민을 품는 인륜ㆍ도덕의 품성을 지닌 자다.
창조의 과정은 아프지만 이보다 아름다운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아마 광복의 물결처럼 모든 국민이 함성을 지르며 춤추고 노래할 것이다.
고주환 논설위원 kjmong14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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