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 자유칼럼
대통령의 용단-정전(井田)제의 취지에 즈음하여-
고주환 논설위원 | 승인 2021.02.21 10:13

동서양의 철학이 상반된 입장이다. 그에 따른 정치의 목적 또한 상반된다. 이는 인간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 연유한 것이다. 서양철학에서 인간을 이성, 자유, 이기적 욕구 등을 지닌 존재로 규정함에 따라 정치의 목적과 방법론이 이성의 존중, 자유의 실현, 이기적 욕구의 통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동양철학에서 순자와 한비자를 위시한 학자들이 서양의 정치철학과 일맥상통하지만, 유가와 도가는 인간이 지닌 본성(仁)과 자연(無爲自然)의 고유성을 실현함이 정치 목적이다.

유학에서는 국가와 정부의 첫째 임무를 균등한 토지분배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는 모든 백성이 균등하게 먹고살며 위로는 부모를 봉양하고 아래로는 처자식을 먹여 살릴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 것이다. 즉 인간의 본성인 인을 실현하는 정치의 기본이 균등한 토지의 분배인 것이다. 따라서 정전제의 취지는 백성의 경제적 안정에 있다고 하겠다.

이에 대하여 맹자는 ‘인을 실현하는 정치(仁政)란 반드시 경계를 정함에서 시작하니, 경계가 바르지 않으면 정전(井田)이 고르지 않으며 곡록(연봉)이 공평하지 못할 것이니, 이런 까닭으로 폭군과 탐관오리는 반드시 그 경계를 소홀히 하나니, 경계가 이미 바르면 토지분배와 곡록 제정은 앉아서 정할 수 있다.’ 하셨다. 균등한 토지분배를 위해서 경계를 바르게 함이 인정의 시작이며 경계가 바르면 나머지는 아주 쉽다는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폭군과 탐관오리가 경계를 업신여긴다고 지적하셨으니 후대의 역사 또한 이를 벗어나지 않았다.

경제적 안정 이후에 백성에게 하늘이 부여한 인간의 본성인 인의 실현을 위한 오륜(五倫)을 가르쳐 인간의 도리를 다하게 하였다. 오륜(五倫)이란 인간이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맺는 인간관계(부자ㆍ군신ㆍ부부ㆍ장유ㆍ붕우)에서 마땅히 지녀야 할 덕목(친ㆍ의ㆍ별ㆍ서ㆍ신)을 가르친 것이다.

부모와 자녀 간에 친함이 없다면 가족이 아니며 군신 간에 의로움(義)이 없다면 군신이 아니며 부부간에 분별이 없다면 부부가 아니며 장유(형제) 간에 차례가 없다면 장유(형제)가 아니며 벗과 벗 사이에 믿음이 없다면 벗이 아니다. 이는 교육을 통하여 새롭게 형성된 덕목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 지닌 것을 교육을 통하여 육성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륜은 인간이 인간인 까닭이며 인간의 도리를 다하는 것이다.

따라서 유학에서 말하는 정치란 백성이 경제적으로 풍족하고 오륜의 교육을 통하여 각기 타고난 인의(仁義)의 본성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임금을 백성의 부모라 한 것이다. 어느 부모가 자식이 곤궁함과 억울함을 보고 가만히 있겠는가.

민주공화국을 천명한 대한민국의 헌법에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하였으며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정치·경제·사회·문화의 기회균등과 국민 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위해 사용하라고 명령하였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위정자와 고위관료는 국민의 명령을 정반대로 시행하였으니, 정치·경제·사회·문화 제 영역의 기회균등을 정치·경제·사회·문화 제 영역을 일부 특권층이 장악하게 했으며 국민 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소수의 특권층만이 누리는 카르텔을 형성하게 하였다. 이렇게 반헌법적 정치ㆍ행정을 주도한 자를 어찌 처벌해야 할까.

할 말이 가장 없어야 할 기재부와 행안부 고위관료의 작금의 행태를 보며 이를 바로잡지 못한 국회와 감사원의 행태를 보며 각 정당의 행태를 보라. 인간의 본연의 양심을 지닌 이라면 눈물을 흘리며 고해성사해야 할 장본인이 아무런 반성도 없이 지금, 이 시간도 잘난 정책을 과시하고 있다. 국가를 위해서란다. 비밀 모사란 없다. 비록 계획은 비밀리에 수립할 수 있지만 이를 실행하려면 만천하에 태양보다 더 밝게 드러나는 법이다. 그러므로 군왕의 길은 대로와 같아서 누구나 쉽게 걸을 수 있는 명명백백한 것이다.

제헌 이후 70여 년이 흐른 지금 경제 파탄으로 인한 자살자와 노숙자가 속출하며 인성이 없는 교육경쟁과 취업경쟁 속에 청소년은 자살과 체념 속에 살며 국정 전반에 문제가 없는 곳이 단 한 분야도 없는 아비규환의 생지옥으로 둔갑시킨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왕조시대의 신분제와 탐관오리가 만든 조선의 생지옥도 오늘처럼 비참하지는 않았으리라.

더욱 가관인 것은, 그 모든 책임을 오천만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 1인에게 씌운다는 것이다. 헌법 제7조1항에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명시하였다. 따라서 국정 파탄의 제1책임은 공무원(2급 이상 국가 고위공무원)이 져야 한다. 그렇기에 공무원의 신분을 헌법으로 보장한 것이다. 그 책임을 면하고자 할진대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또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과 시군구의 자치단체장에게는 고위공직자의 임면 및 해임권을 부여해야 한다. 그러한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면 선거를 통해 지도자를 선출할 이유가 없다. 국민이 직접 선출한 지도자의 선거공약이 공무원에게 제약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인 것이다.

우리 현대사에 어찌 대통령만이 폭군이겠는가. 또 모든 권력을 1인의 군주가 지녔던 역사에서도 탐관오리의 횡포가 군주를 억압하고 겁박했던 사실을 생각하면 입법과 사법의 견제를 받는 오늘의 대통령제는 과연 어떠하겠는가. 그 잘못이 어찌 대통령 1인에게 있다고 하여 법의 심판대에 올리겠는가. 또 옛 충신은 ‘전하 아니 되옵니다.’ 간언하여 귀양 갔는데 지금 현대사에 간언을 올린 정무직과 고위직 공무원이 단 한 명도 없음은 무엇을 말하는가. 나는 대통령을 법정에 세울 것이 아니라, 때로 침묵하고 때로 아부하며 본연의 직분을 다하지 못한 고위직과 정무직, 그리고 국회의원을 심판대에 올리는 것이 더 올바르다고 생각한다.

법은 현실을 규제하는 것이다. 정치는 현실의 문제를 바로잡는 것이다. 법이 정치를 제어함은 정치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 정치를 제어하는 권력은 법에 있는 것이 아니라, 헌법 전문의 ‘정치·경제·사회·문화의 기회균등과 국민 생활의 균등한 향상’ 실현 여부에 있는 것이니, 정치는 철학과 국민에 의해서만 통제가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국회ㆍ행정ㆍ사법은 대통령의 정치 행위에 도전할 수 없을 때 비로소 대통령의 처벌이 가능한 것이다.

국가는 가정과 같다. 따라서 국가의 통수권자인 대통령은 모든 국민의 안녕과 행복을 책임져야 한다. 그러므로 대통령의 정치 행위는 초법적 권력인 것이다. 특히 비상한 시국에 국민이 자살하고 병들어 신음하는 상황에 직면하여 신속한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면 모든 국민이 투표하여 선출하겠는가. 인간이 만든 제도와 운영방식은 항상 인간의 탐욕에 의하여 타락하는 것이다. 성인이 제정한 법도 시대가 변하면 반드시 폐단이 생기는 것이니 어찌 법의 제정을 기다려 통치행위를 한단 말인가.

비상한 시국에는 법이 아닌 인륜ㆍ도덕이 통치의 기준이다. 어떻게 하면 국민의 고통을 줄이며 어떻게 하면 국민을 이 시국에서 안정과 행복을 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그러므로 최고 통치권자인 대통령은 오천만 국민을 사랑하는 인의(仁義)의 마음과 긍휼히 여기는 마음을 지닌 자라야 한다. 법 조문이나 따지고 절차나 따지는 것은, 행정관리가 할 일이지 대통령이 할 일이 아니다.

정치는 관리가 하는 것이 아니다. 각 정부 부처나 입법ㆍ사법이 할 일이라면 대통령을 국민 직선으로 선출할 이유가 없다. 또 대통령의 통치행위는 감사의 대상도 아니다. 그들은 아무리 고위직이라 해도 공무원일 뿐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통치행위를 거부하거나 문제 삼는 공무원은 즉시 해임하고 처벌하면 그만이다.

정치보다 쉬운 것은 없다. 국민이 원하는 것을 히면 된다. 다만 위정자가 탐욕의 무리에 동조하기에 어려운 것이다. 국민의 아픔과 곤궁함을 직심(直心)으로 느끼고 그 원인을 찾아 바로잡으면 되는 일이니 어찌 쉽지 않은가.

오늘 대한민국의 상황이 어찌 일조일석에 생긴 것이겠는가. 삼척동자도 오늘의 문제를 훤히 알고 있다. 또 각 부처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수백조의 예산을 투여하고 있으나 오히려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으며 코로나 19라는 재앙까지 겹치면서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한 지경이다. 지금까지 바로잡지 못한 원인은 기득권층의 탐욕과 이와 결탁한 정치에 연유한 것이다. 이는 대통령을 위시한 위정자가 바로잡는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니 정치의 부재라 하겠다.

작금 이 문제에 직면하여 기본소득이니 배당금이니 이익공유제니 떠들썩하다. 천만인이 떠들어도 올바른 한 사람만 못하다. 또 포풀리즘이니 좌파정책이니 선거용이니 말이 많다. 귀담아 들을만한 가치조차 없다.

정당도 국회도 대한민국 정부의 고위관리도 반헌법적 작태를 70여 년이나 연출하였으니 어찌 믿겠는가. 그들의 죄과를 헤아리면 당장 해체의 대상에 불과하다. 시간이 흐르면 대통령 1인을 또 사법의 심판대에 올리고 뒤집어씌울 것이 불 보듯 명확한 탐욕의 집단에 불과하다.

현재의 비상한 시국을 돌파함이 진정한 지도자의 용단이며 모든 국민이 염원하는 것이다. 그 권력은 오직 대통령에게만 국민이 부여하였으니 이 점 통찰하시길 바란다. 또 역사적으로 난국을 타개하는 방법은 복잡 오묘한 사안이 아니라 단순 명료한 것이었음을 첨언한다. 지금이야말로 대통령의 용단이 필요한 중차대한 전환적 시점이다.

고주환 논설위원  kjmong1479@hanmail.net

<저작권자 © CAM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주환 논설위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이용약관구독신청제휴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대전시 동구 계족로 386 201(성남동, 정현빌딩)  |  대표전화 : 042-253-3057  |  팩스 : 0504-260-3057
등록번호 : 대전 아00236  |  등록일 2015년 07월 09일  |  발행인·편집인 : 김문교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문교
Copyright © 2021 CAM뉴스.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