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왈사(學曰思)라. 학문이란 생각함이다. 요순처럼 생각하고 행하면 요순이 되고 공맹처럼 생각하고 행하면 공맹이 되며 안중근처럼 생각하고 행하면 안중근이 되며 김구처럼 생각하고 행하면 김구가 되며 박정희처럼 생각하고 행하면 박정희가 되며 노무현처럼 생각하고 행하면 노무현이 되는 것이니, 인간의 됨됨이는 그 사람의 생각의 폭과 깊이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다. 그러니 홍ㆍ이가 어찌 다를까.
천지만물이 각기 부여받은 이치가 있으니 오직 인간만이 만물의 이치를 생각하여 터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만이 천지 만물의 조화에 참여하여 각각의 만물이 타고난 이치를 실현케 할 수 있으니, 그 책임이 당대의 지식인과 지도자에게 부여된 것이다.
당대 지식인과 지도자는 당대 민중의 눈이며 귀며 입이니, 그들이 무엇을 보고 들으며 말하느냐에 따라 민중의 삶은 결정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당대 지식인과 지도자의 생각의 폭과 깊이가 당대인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이다.
하늘이 인간에게 뛰어난 재주를 줌이 어찌 우연이겠는가. 당대 무리에서 뛰어난 재주를 줌은 그에게 당대 민중의 실상과 하소연과 아우성을 보고 듣고 해결하라는 책무를 부여한 것이니 어찌 그 깊은 뜻이 없겠는가.
이재명 지사와 홍남기 부총리 또한 하늘이 부여한 뛰어난 재주를 지닌 분이다. 맡은바 직분이 다를 뿐 재능을 지닌 분에게 하늘이 부여한 명령은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오늘이라는 시국에서 어찌 그리 상반된 다른 목소리를 낼까.
생각의 폭과 깊이가 다른 것인가. 아니면 하늘이 부여한 사명에 대한 인식이 다른 것인가. 아니면 선출직과 관료직의 차이인가.
본디 하늘이 부여한 재주란 요임금도 아들에게 주지 못하는 것이며 순임금도 아들에게 주지 못하는 것이니, 하물며 재력과 권력으로 자식에게 줄 수 있겠는가.
하늘이 부여한 재주를 행하지 않고 행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으면 이는 하늘이 부여한 사명을 스스로 버리는 것(棄天)이며 자신의 재주를 낮추거나 작게 여겨 말하고 행한다면 이는 하늘을 업신여기는 것(褻天)이니 이는 모두 자신의 죄책에 속한다. 그러나 자신은 최선을 다했는데도 민중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逆天) 이는 민중의 죄책인 것이다.
홍ㆍ이는 여기 어디에 속할까. 하늘이 부여한 재능을 스스로 버리는 것인가. 하늘이 부여한 재주를 업신여기는 것인가. 아니면 민중이 거부한 것인가.
돌아보면, 현대사 70년은 경제적으로 전진ㆍ발전의 시대를 살아왔다. 지금은 그 부조리로 드러난 양극화와 저출산과 수도권 1극의 기형적 대한민국이라는 초유의 재앙에 직면하고 있으며 코로나19라는 자연적 재앙도 겹쳐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하여 하늘이 부여한 재능을 지닌 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진정 이 시대의 지식인이며 지도자라면 민중의 실상과 하소연과 말을 보고 들으며 하늘이 부여한 시대적 책임을 깨우쳐 행하며 행해야 한다고 외쳐야 할 것이다.
마라톤 선수는 자신이 부여받은 재주를 다해야 하며 피아니스트 역시 자신의 재주를 다해야 하며 모든 민중이 자신이 부여받은 재주를 다해야 하듯이 당대 지식인과 지도자 역시 자신의 재주를 다하는 것이, 하늘의 명령을 받드는 것이다.
우리 역사에는 누가 그런 자인가. 현대사에도 셀 수 없이 많았으니 김구를 위시하여 장준하, 노무현, 노회찬, 박원순 등의 지도자도 있었으며 4ㆍ19를 위시하여 촛불혁명까지 필부필부에게 하늘이 부여한 양심을 다한 민중의 분노도 있었다.
그러나 하늘이 부여한 재주를 다하고자 한 분은 참으로 편치 못한 삶과 죽음을 맞이하였으니, 조선 시대도 정도전을 위시하여 사육신과 생육신, 조광조, 이이, 이유태 등을 거쳐 정약용을 위시한 실학자와 인륜ㆍ도덕을 지키고자 했던 유학자와 일제에 항거했던 많은 분이 그 삶과 죽음을 편히 하지 못한 불행한 역사였다.
홍ㆍ이는 자신의 처지에서 자신의 재주를 다했다고 주장하는 자 있다. 그러나 그 기준은 주장하는 이의 논점에 있지 않고 당대 민중의 가슴에 있으니, 민심을 얻는 자 그 재주를 다한 것이요 민중이 외면하는 자 그 재주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한 것이다. 기천(棄天)인지 설천(褻天)인지는 자신의 직심(直心)과 민중의 직심(直心)에 있다. 설사 비밀리 모사를 꾸며도 그 결과는 백일하에 드러날 것이니, 그 결과는 한점 의혹 없이 청사(靑史)에 길이 전해질 것이다.
하늘이 부여한 재주를 지니고도 그 생각의 폭과 깊이가 일천하여 일신의 명예와 치부에 머무를 수 있고 자신이 속한 제도의 틀에 닫혀 집단이기주의에 매몰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소나무는 소나무일 것이며 물은 아래로 흐를 것이며 산은 산일 것이며 인간은 인간일 것이다. 하늘의 이치가 변하지 않는 한 한국 현대사 대한민국 헌법 기관의 역할은 대한민국 국민이 인간답게 사는 데 있을지니 오늘 초유의 참상을 빚어낸 장본인이라는 오명은 남을 것이다.
당대 지식인과 지도자의 생각의 폭과 깊이는 당대 민중의 삶의 질을 결정하니 오늘의 참상에 대한 해결방안 역시 그들의 생각의 폭과 깊이에 연유한다 하겠다. 홍ㆍ이의 논점 또한 두 사람의 생각의 폭과 깊이를 표출한 것이다. 그러니 각기 하늘이 부여한 재주를 스스로 저버린 것인지 업신여긴 것인지는 자신의 직심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물론 현란한 감언이설을 늘어놓아도 그 결과는 직심을 지닌 천민(天民)의 가슴에 명쾌한 판단이 있으리라.
다만 우리의 역사와 정치풍토에서 자신의 직심을 다한 지식인과 정치인이 불행했던 사실을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무거울 뿐이다. 이제는 직심을 다하는 민중이 직심을 다하는 지식인과 지도자를 지키고 발전시키는데 주권자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홍ㆍ이의 논점을 보며, 직심을 다하는 지도자와 지식인이 존경받는 풍토를 조성함이 21세기 세계사에 우뚝한 선진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길임을 알겠다. 이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근면ㆍ성실하며 뛰어난 재주를 부여받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하늘이 명령한 시대적 사명이다.
한강 물 유유히 흐르고 삼각산 우뚝하니 유구한 새 역사에 직심의 천민(天民)과 직심의 지도자가 여민동락(與民同樂)의 대한민국을 이루리라.
고주환 논설위원 kjmong14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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