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양국 정부가 발표한 ‘위안부 합의’를 지켜보는 위안부할머니들의 가슴이 끓고 있다.
반복되는 역사의 데자뷔인가. 1965년 대일 청구권 자금을 둘러싼 한일협정과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위안부 합의’ 이 두 사건은 소름 돋는 역사의 반복이다. 그때 한국정부는 5억달러를 일본으로부터 받는 조건으로 문제제기를 포기하는 협정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징용 근로자의 배상과 위안부 배상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 모든 걸림돌의 근거가 이 협정에 있다. 이번 위안부 협상은 과거의 행태를 반복하고 말았다.
우리 정부는 무엇을 얻기 위해 또다시 국격과 자존심을 포기했는가.
과거의 5.16군사정변 동조세력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래도 5억달러 받아서 국가 재정에 활용했으니 그걸로 넘어가자고. 정말 그런가, 피와 눈물의 대가인 대일 청구권 자금 5억달러를 경제발전의 초석으로 삼았다고 하기도 하고 권력자들의 비자금으로 쓰이기도 했다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국가발전에 도움이 된다 하여 개인의 반인륜적 상처를 국가란 이름으로 재단할 수 있는가? 그때 위안부할머니들을 사지에 몰아넣었던 일제 제국주의자들과 무엇이 다른가 되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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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인륜적 범죄를 책임 있는 사과도 없이 떠나보내려 하는 그들과 이에 동조하는 친일세력이 우리들 내부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그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이제 소녀상을 10억엔에 떠나보낼 때”라고 말하고 있다. 독일이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시설을 철거하라고 요구하지 않는 것은 그 아픈 기억을 반추함으로써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기 위함이며 과거에 대한 사죄이다.
노아 펠드먼 하버드대 법대 교수는 ‘한국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정의롭지 못한 사죄’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위안부할머니들에 대한 일본군의 범죄는 자동차 사고와는 완전히 다르다”라며 “돈을 주고 사과를 했다는 이유로 침묵을 약속한다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일 양국 간의 긍정적 미래 관개 개선을 위해 당연히 노력해야 마땅하나, 성급한 정책 결정은 미래세대에게 역사 수정의 책무를 떠넘기는 커다란 과오이다. 일본의 진정성 있는 위안부 문제 사죄를 담보하지 않은 합의는 역사의 오류를 반복하는 것이다. 일본은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보존하고 그를 통해 반인륜적 역사 과오를 책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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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그 지독한 수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