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창업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뤄지면서 다양한 창업 기법들이 소개되고 있다. 그러나 점포 매출에 대한 분석은 아직도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 성공사업의 필수요소인 매출 진단기법을 10회에 걸쳐 알아보기로 한다.
창업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면서 아이템 선정법, 상권 및 입지 전략, 접객 방법, 점포개발 기법 등 예비창업자들에게 도움이되는 많은 정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덕분에 시세와 상권부터 아이템 분석과 수익률 산정법까지 알 수 있을 만큼 창업자들은 똑똑해졌다. 그런데 자칭‘창업 전문가’들은 아직도 구태를 버리지 못한 느낌이다. 막연한 기법을 늘어놓거나 단편적인 시각만으로 상권에 대한 견해나 정보도 취합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예비창업자들을 자기들이 정해놓은 분석틀에 묶어두려고 하는 경향이 짙다.
이밖에 여러가지 문제들 중에서도 점포 매출에 대한 분석 부분은 아직도 초보적인 수준이다. 대형 백화점이나 할인점을 대상으로 하는 대기업의 분석 방법을 적용, 점포 매출을 예상하는 엉뚱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창업 결과를 놓고 ‘잘되면 내 탓, 잘못되면 네 탓’이라는 분쟁이 일어나는 지배적인 항목이 바로 매출일 것이다. 이제 서로가 잘되고 잘못되는 방법들에 대해 창업자가 영업을 잘못했거나 창업전문가 나쁜 입지를 지목, 또는 너무 높은 권리금을 주도록 유도했기 때문이라는 화풀이나 책임전가식 공방이 빈번하다. 따라서 예비창업자나 창업전문가 모두에게 쉽고 이해가 빠른 방법으로 아이템과 상권을 연동, 점포 매출을 진단하는 방법을 알아보고자 한다. 우선 점포의 예상 매출을 점검하는 것의 급부와 반대급부를 살펴보도록 하자.
눈에 보이는 점포 매출액의 함정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점포 매출에 대하여 잘못된 정보는 없는가?
1) 점포 면적
김밥집에 사람이 많은 것을 보고 “저 집은 정말 손님이 많아, 떼 돈 벌겠어”라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럴까? 그 점포는 크기가 얼마나 되는가? 동일한 김밥집이 있을 때 어떤 점포는 10평, 어떤 점포는 20평이라 치자. 10평 점포에 전체 테이블 7개가 꽉 차 있다면 장사가 잘 되는 것이고, 20평 점포에 전체 테이블 15개중 10개만 차 있다면 장사가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2) 객단가
저 제과점은 정말 손님이 없어, 그런데 어떻게 매출이 100만원이라는거야? 거짓말일거야! 진짜 거짓말일까? 믿어지지 않는 사실이지만 제과점은 각종 케이크와 선물류의 객단가가 높아 방문 고객이 많지 않아도 충분히 매출이 오를 수 있다.또 한편으로 손님이 너무나 많은 곳인데 구입 상품 물량은 빈약하기가 짝이 없는 점포가 있다. 이런 곳은 200명이 내점하더라도 평균 객단가가 3000-4000원이라면 최고 매출은 80만원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3) 독립점과 가맹점
점포 형태에 따라서도 매출에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예를 들어 한 상권에 두 개의 의류점이 있는데 한 곳은 독립형인 보세 의류점이고, 한 곳은 유명브랜드 대리점이다.보세와 브랜드 의류점 모두 매출이 100만원일 경우 어느 점포가 많이 남는다고 생각하는가? 대부분은 보세의류점은 50% 마진이니 많이 남고 브랜드의류점은 30%이니 적게 남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보세의류점은 물류 공급으로 별도의 인력과 재고에 대한 부담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손실이 생길 수 있다. 상대적으로 브랜드 의류점은 재고 부담이 적고 일정한 매출로 일정한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마진이 높을 가능성도 있다.매출에 숨어있는 세 가지 요인매출이 모두 수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또 매출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점포 매출에는 숨길 수 없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1) 경기 변동
2000년, 2001년에는 의류브랜드 매출이 많이 오른 적이 있었다. G브랜드는 점포당 월평균 매출이 1억이라고 발표했을 정도로 매출이 높았다. 그러나 의류브랜드를 취급하던 매장들은IMF를 지내면서 매출이 폭락했고 대부분 식당으로 바뀌었다.또 의류 매출 가운데 정규매장의 매출이 높은 때와 할인매장의 매출이 높은 때를 비교하면 경기의 변동을 짐작할 수 있다. 먹거리 매출도 가든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의 영업이 잘 되면 호경기라 볼 수 있고, 분식집이나 삼겹살집의 매출이 높으면 경기불황이다.
2) 트랜드
지난 1995년도를 전후로 커피전문점의 매출이 상당히 좋았다. 이 때는 학생들의 흡연 장소로 제공되던 커피전문점의 음성적 매출이 상당했다. 이 시기 커피점의 평균 매출은 50평을 기준으로 60만원, 80만원, 100만원 등 증가추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미성년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대대적인 단속이 펼쳐지자 매출은 떨어졌고, 흡연이 불가한 휴게음식점인 패스트푸드점의 매출이 상승했다.
3) 소비패턴의 변화
소비패턴의 변화로 매출을 짐작할 수 있다. 일반주거지역이나 아파트 밀집지역, 또 중심상권이냐에 따라서 매출이 오르는 업종들이 있다.최근 경기가 급속히 나빠진데다가 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대형중심상권과 일반주거상권의 매출은 무난한 편이지만, 중소형 중심상권들은 견디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일반주거지역으로 대형 패밀리 레스토랑과 저가형 일반음식점이 속속 진입하고 있어 굳이 먼 상권까지 교통비를 들여서 가지 않더라도 싸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오피스상권은 주 5일제가 시행되면서 거주지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경기가 나빠졌다. 또한 불황 탓에 주 5일제를 겨냥한 아이템들의 매출은 아직까지 호조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매출 비교하기]
1) 동일 아이템의 매출 비교하기
간혹 대형 식당을 창업하려고 한다고 할 때 가장 먼저 무엇을 볼 것인가? 대부분 기존의 점포 매출이 얼마나 되는지 알아볼 것이다. 이밖에 주차 가능 대수, 메뉴의 평균 가격, 객단가, 테이블 수, 주방과 홀 서비스 인원 등등….그러나 그것이 전부일까? 상권의 크기나 상권이 포용할 수 있는 전체 고객의 유동량은 고려하지 않아도 좋을까? 상권 내에 동일 업종은 몇 개가 있으며 이 중 경쟁이 될 만한 점포의 수는? 신규 창업을 하여 깨끗한 시설로 경쟁 점포 전체의 매출을 일시적으로 흡수한다고 하면 그 다음에 신규 점포 진입은 없을 것인가? 만일 기존 점포의 매출이 하루 평균 100만원이라면 신규 창업시에도 100만원이 가능할까? 기존 점포가 하루 30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신규 진입하면 망한다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굳이 매출을 비교하여 예상 매출을 판단하고자 할 때는 전체 상권에서 먹거리가 차지하는 비중, 판매시설 비중, 휴게시설과 기타 오락시설 등의 비중은 얼마나 되는지 이들의 유기적인 관계 설정은 가능한지, 기존 점포들의 매출은 얼마나 되는지 주변의 입소문을 통해 알아보고 상권내 고객층의 유형은 어떻게 되는지, 상권의 크기는 앞으로 얼마나 확대될 것인지, 경쟁점포의 시장내 진퇴는 원활한지도 알아야 할 것이다.
2) 상권별 매출 비교하기
상권과 매출은 매우 관계가 깊어서 상권의 기반이 빈약한 곳에서 높은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권의 요인들을 보면,첫 번째로는 상권 내 세대수와 인구수, 소득수준두 번째는 유동인수와 교통 여건세 번째 임대료 및 주택가격, 토지가격 현황네 번째 경쟁점포의 수마지막으로 점포의 전면, 주차 공간 등이 있다.오피스 상권과 주거 상권, 중심 상권 등은 각각 업종의 구성도 다르지만, 요일별 매출의 구성도 다르고 상권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도 각각 다르다. 그러나 각 행정구역별로 2~3개 이상의 유사 상권은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 유사 상권, 유사 입지, 유사 업종의 매출을 비교하면 예상 매출을 좀 더 정확히 짚어낼 수 있다.대형 점포, 대형 매출에 따른 폐단대규모로 신규 시장 진입을 하는 프랜차이즈 본사들의 경우에는 경쟁사의 매출액을 넘어설 수 있는 대형점포가 있는 상권으로만 입점하려는 경향이 있다. 다른 방법이 없다면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대형 점포는 임대료 부담도 높고, 시설비 부담도 만만치 않아 권리금을 주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매출이 큰 경쟁점포를 명도 작업을 통해 몰아내거나 주변 다른 점포들을 명도해 터무니 없는 임대료를 주고 입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 때문에 상권이 급조되고, 상권의 권리금이나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폐단도 무시할 수 없다. 더욱이 이랗게 입점한 가맹점들도 매출액 올리기에만 치중하다 폐점하는 사례가 많다. 정작 영업에 가장 중요한 수익률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러한 사례들에 대해서도 앞으로 살펴보기로 하겠다.
이 글은 2004년에 月刊창업&프랜차이즈(www.bizhouse.co.kr)에 기자가 직접 기고한 칼럼입니다.
한연희 기자 cambroadca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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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 그 지독한 수렁
